경복궁 서쪽 동네, 서촌은 조선의 임금이 머물던 경복궁과 국가의 최고 행정 기관인 청와대가 인접한 명실상부 오랜 세월 권력의 중심지였습니다. 하지만 그 옆에는 실핏줄처럼 얽힌 골목과 거리마다 켜켜이 쌓인 역사와 예술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여기에 서울 한복판에 있다고는 믿기 어려운 수성동 계곡의 청량한 풍광까지 더해져, 서촌은 다채로운 매력을 품은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동네로 남아 있습니다. 도심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주목합니다. <동네 한 바퀴> 328번째 여정, 이번 여름은 서울 여행 1번지, 서촌으로 떠나봅니다.
오픈버스 타고 떠나는 서울 여행
서울의 주요 관광지를 하나로 잇는 ‘서울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합니다. 승차권 한 장이면 종일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어, 서울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이동형 가이드’가 되어줍니다. 특히 개방형 이층 버스를 타고 바라보는 도심 풍경은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합니다. 지하철과 달리 지상을 달리며 도시의 모습과 시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점이 여행의 재미를 더합니다. 항상 바쁘게만 돌아가던 광화문 거리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여유를 만끽하는 순간, 익숙한 도시가 낯설고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이 여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서울 여행의 첫걸음을 내디뎝니다.

▶ 노랑풍선 시티투어 버스
1544-4239
전통문화 코스 – 평일 주간
승차: 을지로입구
하차: 광화문광장
서촌의 살아있는 생활사 박물관? - 40년 동네 철물점
서울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광장에 내리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습니다. 청와대 인근이라는 이유로 재개발을 피해 온 덕에, 조선시대 지적도에 가까운 골목길 구조를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서촌은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된 풍경과 사람들의 온기가 살아 있는 곳입니다. 그 골목 안, 살림집으로 쓰이는 오래된 한옥을 개조해 운영 중인 철물점이 있습니다.
문 앞에 줄줄이 놓인 빗자루와 스펀지, 마당을 가득 채운 정체불명의 공구들이 눈길을 끕니다. 이곳의 주인은 서촌에서만 40년을 장사한 이른바 ‘서촌 터줏대감’, 양동태 사장님입니다. 한옥이 많은 동네 특성상 수리할 게 생기면, 알음알음 찾아온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 주민들과 일상을 함께해온 덕에 서촌 골목의 살아 있는 생활사 박물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세월 따라 맛을 내는 묵은지처럼, 동네 철물점에 담긴 감칠맛 넘치는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 황금철물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나길 4
진한 모정으로 끓여내는 가마솥 곰탕
서촌의 구불구불 미로 같은 골목을 걷다 보면 문득 눈길을 끄는 오래된 한옥을 만나게 됩니다. 대나무숲과 잘 가꿔놓은 화초들, 기왓장 위 유쾌한 그림까지 더해져 마치 외할머니댁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대문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구수한 곰탕 끓는 냄새가 코끝을 간질입니다. 22년 전, 한옥이 마음에 들어 장독대 자리에 직접 가마솥을 걸고 장사를 시작했다는 조양화 사장님은 천 마리씩 접어놓은 종이학 통을 무려 7개나 보관하고 있습니다.
딸이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과목마다 애타는 마음을 담아 천 마리의 학을 접었고 그 정성이 딸의 합격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혼기를 넘긴 딸이 아직 결혼하지 않은 것이 마지막 숙제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찾아오는 이들에게도 정성을 다합니다. 곰탕 한 그릇을 내올 때도 6가지 제철 나물 반찬은 물론, 생선까지 빠짐없이 곁들여 그야말로 엄마 밥상 같은 한 상을 차려냅니다. 서촌 골목 깊은 곳, 곰탕 한 그릇에 담긴 진한 모정을 맛봅니다.

▶ 고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10-21
02-737-5455
골목에 담긴 유년 시절, 정광헌 그림작가
전통 한옥이 모여 있고 그 사이로 트렌디한 맛집과 카페, 브랜드숍이 들어선 서촌은 한때 소달구지가 덜컹거리고 찹쌀떡과 메밀묵을 외치던 장사꾼의 목소리, 사람 사는 소리로 가득했던 동네였습니다. 그리고 그 풍경을 한 장면씩 되살려내는 그림작가 정광헌 씨가 있습니다. 4살 때 서촌으로 이사와 육군 입대 전까지 20년을 이곳에서 살았던 그는 한때 종합상사 무역맨으로 지구촌을 누비던 수출 역군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5년 전부터입니다.
가난했지만 인생의 초봄 같았던 시절, 유년 시절의 기억을 그림으로 옮기며 마음의 위안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서촌을 그리고 다시 걸으며 비로소 이 동네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정광헌 작가는 어릴 적 철없이 뛰놀던 골목이 사실은 친일파 윤덕영의 벽수산장 터였고, 서촌이 한국사 속 굵직한 장면들이 숨어있는 공간이라는 것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의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겉으로는 보이지 않던 서촌의 시간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골목에 숨어있던 기억을 따라 서촌의 또 다른 얼굴과 마주합니다.

▶ 정광헌 작가
▶ 속삭임길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4길 6
느린 동네 서촌이 건네는 위로 - 양모펠트 인형 공방
서촌 골목을 걷다 보면 누하동이라는 동네와 마주하게 됩니다. 조선 후기부터 자연부락으로 형성된 이곳은 지금도 주택이 빼곡히 들어선 전형적인 주거 지역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골목 어귀, 평범한 주택처럼 보이는 집 창문 너머로 아기자기한 고양이, 강아지 인형이 인사를 건넵니다. 이곳은 박정은 씨가 운영하는 양모펠트 인형 공방입니다. 3년 전 서촌에 직접 협소주택을 짓고 공방을 연 그녀는 사실 14년 동안 방송작가로 살아왔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방송 현장을 떠나 문득 멈춰 선 순간, 양모펠트를 만났다고 합니다.
그런 그녀의 공방에는 반려동물을 잃은 이들이 위안을 얻기 위해 하나둘씩 찾아옵니다. 생전의 반려동물과 꼭 닮은 인형을 의뢰하는 손님들은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을 겪으며 기억을 형태로 남기고자 합니다. 인형을 완성하는 데에는 최소 2주가 걸립니다. 양모 털을 하나하나 바늘로 찔러 형태를 잡아가는 과정은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느리고 조용히, 기억을 되새기며 만들어지는 인형은 느린 공간 서촌이 건네는 시간이 주는 위로를 전합니다.

▶ 냥만왈츠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5나길 4 1층
0507-1322-7752
서촌 속 작은 북아프리카 – 튀니지 가정식 음식점
경복궁은 우리나라 역사와 전통의 멋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이며, 작년 한 해 외국인 관광객만 203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 자리한 서촌은 외국 관광객들에겐 필수 코스로 손꼽힙니다. 그래서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파는 가게들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에게도 낯선 북아프리카 튀니지 가정식을 12년째 선보이고 있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곳의 주인장이 튀니지인이 아닌 토종 한국인이라는 사실입니다.
튀니지를 제2의 고향이라 말하는 이지혜 사장님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게 된 튀니지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어서 이 음식점을 열었다고 합니다. 북아프리카에 자리한 튀니지는 멀고도 낯설지만, 마늘과 고추를 즐겨 쓰는 식문화 덕에 의외로 한식과 통하는 맛이 있습니다. 덕분에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튀니지인뿐만 아니라 한국인까지 세계인을 불러 모으는 특별한 공간이 되었으며, 비행기표 없이 즐기는 튀니지 미식 여행을 서촌에서 떠납니다.

▶ 꾸스꾸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16-2
0507-1382-5762
조선 선비들 1등 피서지 – 수성동 계곡
서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는 단연 수성동(水聲洞) 계곡을 꼽습니다. 뒤로는 인왕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앞으로는 경복궁이 펼쳐지는 명승지답게, 양반들이 더위를 피해 풍류를 즐기던 조선의 핫플레이스였습니다. 이곳에선 그 시절의 정취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염소 뿔도 녹인다는 대서(大暑)를 맞아 수성동 계곡에서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 줄 풍류 한마당이 열립니다. 산세 좋은 계곡 풍경 속에서 울려 퍼지는 대금 소리와 더위를 쫓는 민화 그림까지. 24절기에 맞는 세시풍속을 고스란히 즐기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는 서촌 주민들의 방식으로 풍류를 함께 만끽합니다.

▶ 수성동계곡
서울 종로구 옥인동 185-3
02-2148-2844
▶ 장윤희 서촌 마을 문화기획자 - 열두달 에피소드
열두달절기모임
열두달절기모임
www.ep12.kr
O10-3251-9070
인스타 : @episode.12_
▶ 하동민 대금 연주자
밴드 | 도시
밴드 도시는 2018년에 창단되어 우리 국악의 독특한 시김새와 선율을 기반으로 대중적 음악을 지향하는 집단이다. 전통음악 고유 시김새인 꺾는 음정. ‘도시’를 단체명으로 하여 우리음악의
www.kmusicdosi.com
인스타 : @daegeuman_hdm
청와대 마지막 개방! 그 역사적 현장 속으로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후원이었으며 역대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로 사용된 청와대는, 오는 8월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개방되었던 청와대가 다시 문을 닫을 예정이라는 소식에 전국 각지에서 발길이 이어집니다. 마지막 관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아쉬움 속에 입장 대기 줄만 해도 200m에 이릅니다. 하루 2,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탓에 개방 시간 전부터 ‘오픈런’을 감행하는 방문객까지 등장합니다. 다시 한번 전환점을 맞이한 청와대, 그 역사적인 현장 속을 걸어봅니다.

▶ 청와대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1
청와대가 이웃? 사람 냄새 가득한 40년 동네 빵집
청와대 옆에는 40년째 같은 자리를 지켜온 동네 빵집이 있습니다. 청와대를 이웃으로 둔 만큼 단골도 특별합니다. 9대 대통령 취임식 케이크부터 역대 대통령 영부인들까지, 청와대 사람이라면 제빵 경력 54년의 유재영 씨가 구운 빵을 한 번쯤은 맛봤을 정도입니다.
40년간 한 자리를 지켜오며 쌓아온 이웃 간의 정,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 소중하다고 말하는 유재영 사장님은 일흔을 넘긴 지금도 직접 빵을 굽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결같이 한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18살에 상경할 당시, 함께했던 남동생을 잃어버렸던 것입니다. 한 자리에서 유명해지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달려왔던 40년의 세월. 간절함과 사람을 향한 진심이 담긴 빵에서 그 따끈한 마음을 맛봅니다.

▶ 효자베이커리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54
02-736-7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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