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바다를 따라 펼쳐진 길, 영덕 블루로드는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걷는 특별한 여행 코스입니다. 바람과 파도가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낸 기암괴석과 해안 절경을 감상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특히 지난 4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영덕의 지질 명소들은 지질학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의 독특한 지형은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자연의 흔적이며,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영덕 블루로드
출발점: 경북 영덕군 남정면 부경리 448-26
도착점: 경북 영덕군 병곡면 금곡리 41-2
동심의 바다에 되돌아온 머구리 형제
영덕에서 만난 머구리, 김병식 씨는 바다를 향한 깊은 애정을 품고 고향으로 돌아와 머구리 횟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함께 바다를 누비던 동네 동생 박수준 씨와 힘을 합쳐 시작한 이 횟집은, 직접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을 제공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머구리는 잠수하여 해산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며, 몇 시간씩 바닷속에서 일해야 하는 고된 직업입니다. 전국적으로도 머구리의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이들이 잡아 올린 해산물은 더욱 특별한 가치를 지닙니다.
병식 씨가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면, 수준 씨는 생명줄인 산소 호스를 담당하며 서로의 안전을 지켜줍니다. 8년 동안 호스로 소통하며 쌓아온 신뢰 덕분에, 이들은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합니다.
머구리 횟집에서는 자연산 모둠회, 물회, 해산물 요리 등을 맛볼 수 있으며, 특히 직접 채취한 해산물의 신선함이 돋보입니다.
▶ 고래불 해수욕장
경북 영덕군 병곡면 고래불로 68
054-730-7802
▶ 고래불 머구리 횟집
경북 영덕군 병곡면 병곡1길 72
OIO-2525-4747
여성 서퍼의 부흥해변 도전기
바다가 거칠어질수록 더욱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 서퍼 신수현 씨는 밀려오는 백파를 마주할 때마다 마치 귀한 손님을 맞이하듯 바다로 달려갑니다. 영덕 부흥해변에 터를 잡고 정착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서핑의 매력에 빠져 안정적인 직장을 내려놓고,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할 정도로 서핑에 몰두한 지 15년. 이제는 그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서핑샵을 운영하며 국내 최초의 여성 서핑 대회까지 개최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서핑샵 운영을 넘어, 부흥해변을 서핑의 성지로 만드는 것입니다.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서핑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 부흥해변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1-2
▶ 샤카서프
경북 영덕군 남정면 부흥2길 11
아픈 아들 때문에 시작한 폐그물 공예
폐그물은 어민들에게 필수적인 도구이지만, 사용 후 버려지면 항구에 쌓여 환경 문제를 일으키곤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부 김지형 씨는 트럭을 몰고 다니며 폐그물을 수집하고, 3주간 세척과 이물질 제거 과정을 거쳐 깨끗한 상태로 만듭니다.
김지형 씨가 폐그물을 활용하는 이유는 바로 공예품 제작을 위해서입니다. 그의 작업장에는 꽃게, 가자미, 거북이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을 형상화한 공예품들이 가득하며, 모두 직접 바느질하여 만든 작품들입니다. 일반적인 솜 대신 폐그물을 채워 넣어 통풍이 잘되고 쉽게 꺼지지 않는 특성을 살렸으며, 이를 활용해 물고기 인형, 베개, 소파, 쿠션 등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지형 씨가 폐그물 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들의 건강 때문입니다. 1년에 9번이나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던 아들을 위해 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자 귀촌을 결정했고, 이후 폐그물을 활용한 친환경 공예품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환경 보호와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특별한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바농공방(폐그물 공예)
경북 영덕군 지품면 신안1길 8
OIO-4810-5948
※ 예약 후 방문
화마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노물리 마을
지난 3월,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한 서풍을 타고 영덕을 덮치며 영덕 전체 산림 면적의 30%가 피해를 입는 대형 재앙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블루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촌마을로 불리던 노물리도 화마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마을의 대부분의 집과 12척의 어선이 불에 타버릴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으며, 수백 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마을의 아름다움이 단 한 시간 만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절망 속에서도 다시 마을을 복원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산불 피해지역의 생태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묘목 심기와 트레킹 행사를 진행하며, ‘여행으로 잇는 희망, 다시 피어나는 영덕’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북도와 영덕군은 노물리를 단순 복구가 아닌 명품 해양관광마을로 재건하기 위해 블루로드 테마마을 조성, 전망대 공원 건설, 마리나항 개발 등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당부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많이 찾아주세요.” 영덕 노물리의 복구와 재건을 위해 많은 관심과 방문이 필요합니다.
바닷속이 은행이라는 돌미역 해녀
바다는 춘자 씨에게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삶을 지탱해 준 든든한 존재입니다. 35년 차 베테랑 해녀 배춘자 씨는 봄이면 바다 농사로 바쁜 시간을 보냅니다. 지난겨울 깨끗하게 정리해 둔 바닷속 바위마다 돌미역이 무성하게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물속에서 낫으로 미역을 베어오고, 다듬고, 말리는 과정은 고된 일이지만, 바다가 일거리를 주고 가족을 지켜준다는 생각에 춘자 씨는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춘자 씨가 해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운영하던 양식장 사업이 기울고, 설상가상으로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34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해녀가 되어 바다에 뛰어든 그녀는 부지런한 손길로 네 딸을 키워냈습니다. 다행히 바다는 그녀의 노력에 응답하듯 매년 질 좋은 미역을 내주었고, 이제는 바다가 마치 엄마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춘자 씨의 이야기는 단순한 생업을 넘어, 바다와 함께한 인생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녀가 채취한 돌미역은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먹거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그녀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미역은 바다의 정성과 삶의 노력이 깃든 특별한 식재료가 됩니다.
▶ 해녀 돌미역
OIO-8510-8625
암석과 파도가 만들어낸 푸른 바닷길 「블루로드」
푸른 바다를 따라 펼쳐진 도보 여행길, 영덕 블루로드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한 코스입니다. 강구항 대게거리, 장사해수욕장 같은 유명 관광지를 지나며 동해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지만, 이 길에는 더욱 특별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원생대부터 신생대까지 이어지는 11곳의 지질 명소입니다. 20억 년 동안 대륙과 바다가 함께 만들어낸 경북 동해안의 지질 명소들은 2025년 4월 17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러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붓을 든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영덕의 지역 화가들입니다. 그들은 블루로드의 매력을 화폭 속에 담아내며, 이 길이 품고 있는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영덕문화관광재단(어반드로잉 모임)
경북 영덕군 영해면 318만세길 36
054-730-5800
축산항의 별미, 물가자미에 50년 손맛을 더하다.
영덕 축산항은 지금도 물가자미를 실은 어선들과 이를 구매하려는 상인들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매년 4~5월에 개최되는 물가자미 축제는 이곳의 대표적인 행사로, 축산항을 찾는 많은 방문객들에게 신선한 물가자미를 맛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곳에서 50년간 물가자미 식당을 운영해 온 강상숙 씨는 지역에서 손맛을 인정받은 달인으로 불립니다. 그녀의 물가자미 요리는 아들 김진우 씨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그 비결은 남편에게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한때 선장이었던 남편은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선원들과 함께 식사를 해야 했고, 상숙 씨는 남편과 선원들의 끼니를 책임지며 자연스럽게 물가자미 요리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갔습니다. 그렇게 갑판 위에서 탄생한 그녀의 물가자미 요리는 회무침, 구이, 찌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되며,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 더해져 특별한 맛을 자랑합니다.
▶ 태화식당(물가자미 횟집)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길 29-2
054-732-4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