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의 종착역이며 국도 1호선의 시작인 목포입니다. 끝이자 시작인 땅이며, 그렇기에 이곳은 매 순간 새롭습니다. 꿈을 위해 인생을 던진 이들이 찾아 들어 설레며, 살기 위해 고향을 등진 이들이 모여들어 애달픕니다. 그래서 목포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삶의 터전입니다.
<동네 한 바퀴> 322번째 여정은 인생의 낭만이 깃든 전라남도 목포로 향합니다.
▶ 목포역
주소 : 전남 목포시 영산로 98
은퇴한 역장이 선보이는 인생 2막의 이탈리아 요리
목포역 근처, 유럽을 연상케 하는 식당 외관에서 동네지기의 발길이 멈춥니다. 이탈리아 풍경의 그림들이 내부 벽면을 가득 채운 이곳입니다. 가게를 운영하는 이는 다름 아닌 전직 목포역장 박석민 씨입니다. 40년 넘게 철도를 지킨 그는 은퇴 후, 60세의 나이에 과감히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탈리아로 떠났습니다.
늦깎이 유학 셰프지만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의 진심만큼은 여느 유명 셰프 못지않습니다. 그가 선보이는 대표 메뉴는 ‘고든램지 비프웰링턴’입니다. 버섯 소스를 곁들인 소고기 안심을 생지에 싸서 구워내는데, 정성과 열정이 깃든 깊은 맛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끕니다. 과연 그의 인생 2막이 만들어내는 맛은 어떨까요?
▶ 피렌체역
전남 목포시 호남로58번길 28 1층
0507-1463-7843
목포의 숨은 역사를 선물합니다
‘목포에 와부렀소?’ 정겨운 사투리 문구가 적힌 공방입니다. 목포 케이블카, 항구, 목포역 등 명소들이 마그넷으로 만들어져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곳의 주인 김은주 씨는 이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목포 토박이이며, 고향의 풍경과 기억을 손으로 빚는 공예 작가입니다.
기념품이 없던 목포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던 마음에서 수제 마그넷을 기획하였고, 단순한 상징을 넘어 각 장소의 역사와 이야기를함께 담아냅니다. 이제는 목포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 장소, 설화를 마그넷으로 제작하여 널리 알리고 있는 김은주 씨입니다. 오늘도 한 땀 한 땀, 역사와 추억을 새기는 그의 손길을 지켜봅니다.
▶ 김은주공방
전남 목포시 번화로 60-1
목포에서 통일을 외치다, 호남권 통일플러스센터
산길을 내려오던 동네지기의 귀에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를 따라간 곳은 호남권 통일플러스센터이며, 평화소리 어울림합창단의 노랫소리였습니다. 센터 안에서는 어린이들이 북한의 떡을 만들어보는 체험을 하며, 북한 교복과 생필품을 전시한 공간, 실제 북한 도서 등을 통해 북한의 일상을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북한이탈주민에게 직접 배우며 함께 만드는 농마국수 한 그릇 속에는, 각자 서로 다른 삶이 하나의 식구처럼 어우러집니다.
소소한 일상의 재미처럼 통일을 배워가는 곳이며, 작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는 평화의 현장을 찾아갑니다.
▶ 호남권통일플러스센터
전남 목포시 용당로 304
목포엔 김빵(?)천국이 있다?
김을 돌돌 만 비주얼, 고소한 참기름 냄새, 단무지와 햄까지—언뜻 보면 김밥 같지만, 이것은 ‘김빵’입니다. 이 독특한 빵을 처음 선보인 주인공은 제빵사 이길주 씨입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우연히 제빵에 입문해, 어느덧 27년 동안 반죽 인생을 걷고 있습니다.
매일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다음 날 바로 시험해 본다는 그는, 김빵뿐만 아니라 당근 모양의 당근빵, 토마토빵, 사과빵 등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빵들을 만들어 냅니다. 보기에도 재미있고, 먹어도 맛있는 빵! 상상력과 열정이 구워낸 그의 특별한 빵의 세계를 만나봅니다.
▶ 이지비지
전남 목포시 석현로 13-1 1, 2층
어느 노부부의 장사 비법
백년대로 골목길을 걷던 중, 작은 가게 앞에 붙은 한 줄 문구가 동네지기의 눈길을 끕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칫솔’이라는 문구에 호기심이 생겨 들어서자, ‘아이스크림은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녹는 날이 끝입니다’ 등 진열대마다 웃음을 짓게 하는 손글씨들이 반깁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80대 노부부는 물건이 많아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가게 곳곳은 재치 있는 문장들로 채워졌고, 동네 사람들의 발길도 함께 머뭅니다. 불 꺼진 거리가 걱정돼 매일 늦게까지 운영한다는 부부. 글씨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백년대로의 작은 등대를 찾아갑니다.
▶ 가람슈퍼
전남 목포시 산정로109번길 17
바다 멀리 전하는 사부곡
수산물로 유명한 목포의 바다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위판장으로 향합니다. 마침 싱싱한 수산물을 경매로 잔뜩 구매한 형제를 만납니다. 지금 제철은 단연 농어와 갑오징어입니다. 이내 목포의 후한 인심으로 바다 한 상이 금세 차려집니다.
그런데 의좋은 형제인 줄 알았던 두 사람은, 알고 보니 각자 아버지의 고향이 같아 인연을 맺은 실향민 2세들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실향민들의 염원을 담은 망향탑을 세우고 매달 깃발을 새로 게양하며 그 뜻을 기립니다. 그리고, 애달픈 마음으로 연주하는 사부곡이 바다에 울려 퍼집니다.
▶ 현대횟집
전남 목포시 청호로219번길 34-15 4층
▶ 노을공원 (망향탑)
전남 목포시 청호로219번길 34-22